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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th Dash/Episode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요즘 인구주택 총조사가 한참인 가운데, MF도 여기에 참가했습니다. 이른바 인구주택 총조사 특집(?),
'당신은 어디서 살고 계십니까?!'
집이 서울, 광주, 부산, 대구, 어디? 근데 학교가 집이랑 멀다고요?!! 자취하세요? 기숙사 살아요? 그런 MF들을 위해서!
그들의 생활의 고충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MF의 타향살이를 조사해보았습니다. follow me~!


모든 분들을 다 조사했으면 좋았겠지만. 대표 6인과 함께 뻔할 수도 하지만 공감가는 타향살이, 자취생활 이야기를 볼까요?



집을 떠나 부모님과 떨어져 살게 되었는데요. 불편한 점도 많지만 좋은 점도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집을 떠나 좋은 점을 먼저 물어봤는데요. 먼저 모두가 ‘통금이 없다’라는 점을 꼽아주셨습니다.

김동규
| 술자리 일찍 끝나면 막차, 늦게 끝나면 첫차를 타고 들어와도 된다는 게 좋습니다.

강한빛|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들어와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든 터치가 전혀 없어서 좋아요.
이종연| 아무래도 공부나 술 약속 때문에 밤에 늦게 집에 들어가면 눈치를 볼 일이 없는 점이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자유로운 생활/ 잔소리로부터의 해방’을 좋은 점으로 말해주셨는데요

박성준| 부모님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은 점이겠죠?
박제작| 혼자라서 맘 편하다는 점과 서울이라 그런지 심심치 않습니다. 친구들도 많고 놀거리도 많고.
김수정| 자취해서 좋은 점은 학교와 가깝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밤늦게까지 TV나 컴퓨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하게 좋네요. 그리고 학교-집까지의 통학시간이 적어서 그 시간에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동아리도 하고 있는데, 통학했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거에요.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고, 늦게 끝나서 집에 못 갔을 거에요.
김동규| 집에 여자친구를 데려올 수 있다는 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리고 '늦게 다니지 좀 마', '술은 멀리 좀 해봐' 과 같은 엄마 말 듣지 않는 내겐 뻔한 잔소리를 안 들어도 된다 점. 
김동규님의 자세한 설명이 궁금해지는데요??
그리고 독립심/생활력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종연
| 그 뿐만 아니라 자취를 하면서 청소, 설거지, 빨래 등의 집안일에도 능하게 되었고요.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매달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쓰기 때문에 규모 있는 경제관념이 생기는 점도 이익입니다. 요약하자면, '독립심이 강해진다.'라는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점을 알아봤으면 안 좋은 점도 알아봐야죠, 먼저 다수의 분들이 생활의 불편함을 꼽아주셨습니다.
끼니와 생활비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아무래도 큰 불편함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강한빛| 가장 안 좋은 점은 직접 밥을 해먹어야 한다는 것과 아플 때 서럽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밥이야 귀찮은 게 문제라 어찌어찌 입에 풀칠은 하고 살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지만, 아플 때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혼자 살기에 아플 때 돌봐줄 사람도 하나 없고, 그냥 참고 버틸 수밖에 없으니까요.
김수정| 집을 떠나 살면서 안 좋은 점을 다 말하기엔 손가락이 부족하네요. 고등학교 내내 친구였던 아이와 같은 방을 살게 되었어요. 아무리 친해도 맞지 않는 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럭저럭 살고 있고요. 청소, 정말 안 하는데 만날 룸메한테 혼나고 있어요. 머리카락이 굴러가도 전 살 수 있거든요. 근데 룸메는 늘 대청소를 원하고 전 대답만 하고 있어요. 또 집에 있을 땐 손 하나 까딱 안 하는데 여기선 빨래며 설거지며 해야 하는 게 수고스럽달까. 그래도 많이 늘었어요. 제일 중요하게 힘든 건 먹을 것 해결이에요. 요리할 줄은 아는데, 하기가 귀찮아요. 그래서 굶거나 사서 먹는데, 사서 먹으면 돈이 점점 줄어간다는 단점이 있어요.
김동규
| 생활이 아니라 생존입니다. 빨래, 청소가 조금만 밀려도 누울 자리도 없어요. - 월수금 빨래, 화수목 청소로 나누어서 한다. 그리고 생활비가 배로 든다는 것. 집에서 해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밖에서 며칠 사서 먹으면 가계부 펑크나면 한 달이 고단합니다. 결국, 밖에서 먹는 건 술만 먹는 걸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아프면 대책이 없습니다. 머리에 물수건 갈아주는 사람도 없고 요양은 셀프. 극복? 그냥 잠만 잡니다.

박제작| 밥을 잘 못 먹는 거와 돈을 많이 쓰게 되는 점인데 해결은 못 하고 있습니다.
박성준| 역시 안 좋은 점은 독립이라는 게 모두다 자기 힘으로 해결해야하니까, 부모님곁에 있을 때와 비교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죠. 그리고 용돈문제도, 집에서 사소한 것, 사는 것까지 모두 제가 사야 하니까 뭐 해결하는 길이 한 가지밖에 없었습니다. 과외...
이종연| 아무래도 위에서 말했던 부분들을 일일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은 점이 많습니다. 매달 세금도 제때 납부해야하며, 설거지는 밥 먹고 바로바로 해야 하고, 빨래도 밀리면 골치 아프죠.

그리고 역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외롭다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편해서 좋을 것만 같은 자취생활이라도 가족과 함께 살 때에 비해 많이 외로운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이종연
| 또한, 가족이 보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물론 지금은 동생과 둘이 살고 있어 외로움을 덜 느끼지만요.

김동규| 밤에 귀가하기가 싫습니다. 문을 열면 나를 맞이하는 건 폭풍외로움. 문명, 와우, 던파, 아바... 게임을 접속합니다. 요즘은 그냥 그렇습니다. 보통 친구들의 아지트가 된다고 하지만 나는 친구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아무도 오질 않는... 오늘도 MF사이트에 글을 남긴다. 그리고 누군가가 깨워주지 않습니다. 핸드폰 알람은 가끔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밤새고 말지...


집을 떠나 생긴 에피소드들을 물어봤습니다. 문제가 생겨도 혼자 해결해야 되니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닌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김수정님의 꼽등이 사건이 제일 와 닿았습니다.
강한빛| 자취방이 원룸임에도 중앙난방식이라 제 방의 온도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 간절기 때가 문제인데, 지난 봄 꽃샘추위로 탓에 날씨가 굉장히 추웠는데 보일러를 틀어주지 않아 얼어 죽을뻔했어요. 군대에서 입던 깔깔이에 겹겹으로 옷을 껴입고 잔 기억이 있네요.

김수정| 전 꼽등이를 모르고 있었거든요. 저는 TV 보는데 창문에서 뭐가 날아와서 벽면에 붙어 있는 에어컨 밑에 있는 거에요. 그렇게 커다란 게 들어올 구멍이 없었는데 에어컨 밑에 있어서 놀라서 멍 때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소리 지르면서 룸메에게 말했더니 '저거 꼽등이 아니야?' 이렇게 그래서 그게 뭐냐며 물었더니 찾아보라고 해서 휴대폰으로 찾아보았더니, 와우. 꼽등이를 죽이면 연가시라는 새로운 생명체가 태어난다는 거에요. 정말 막막했어요. 둘이 정말 어쩌냐고 그러는데 에어컨으로 들어가는 거에요. 결심하고는 각 한 손에 고무장갑과 비닐을 끼고만 있었어요. 그러다 제가 용기를 내서 에어컨을 쳤는데 그 아이가 파닥거리는 거에요. 너무 놀랐는데, 그 아이가 밑으로 떨어졌어요. 그러더니 베란다로 가는 거에요. 룸메가 베란다 문을 그냥 닫았어요. 빨래를 널어놓은 상황이었는데 수건에 붙은 거에요. 꼽등이가 습한 곳을 좋아한다더라고요. 어떻게 할지 몰라 수건을 흔들었는데 그 아이가 벽으로 붙은 거에요. 수건 흔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수건 흔들고 나서 벽에 붙은 순간 건조대를 안으로 빼고 그 수건을 버렸어요. 아직도 벽에 있는 그 아이를 어떻게 하냐며 고민하다가 뭘 던졌는데, 아이가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그 아이에게 이것저것 던졌는데 날아가지 않더라고요. 그러더니 그 아이가 옷상자 쪽으로 가는 거에요. 그때 제가 맨손이었는데, 그냥 순간적으로 그 아이가 제 옷에다가 알을 깔까 봐 잡아서 방충망을 열고 버렸어요. 아, 그때 정말 미친 용기가 폭발했죠. 옷 지키려고. 룸메가 그 용기 몇 시간만 더 전에 내주지 그랬냐며 구박했어요. 이미 2시간이 지났고 새벽이 되었더라고요. 그런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네요.
김동규| 고행의 순간이었습니다. 자취하면서 전기요금, 수도요금, 가스요금, 핸드폰 요금 폭탄이 터져서 60만원을 납부해야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사실 집에서 어느 정도의 지원이 있었지만, 그것은 생활비(라고 쓰고, 유흥비라고 읽는다.)로 탕진했습니다. 집에는 쌀과 김치 그리고 라면 한 번들이 있을 뿐. 정신이 혼미해지고, 통장 잔액은 몇만원이 전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기 싫고,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납부하지 않으면 신불자가 된다는 공포에 대책 마련을 강구했습니다. 집에다가 말하면 분명히 생활비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겠지만,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술 먹다가 다 썼다고 하면 아마도 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용역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1호선 스크린도어 공사현장에서 7일, 이마트 아동완구 판촉에서 3일, 장위동 원룸신축공사현장에서 2일. 73만원의 돈이 모였고 모든 공과금을 납부하고 나니 남은 돈은 5만원 정도. 집에서 아침으로 김치볶음밥만 먹고 나오면 점심저녁은 해결해 줘서 다행이었습니다.
박성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역시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힘들었겠죠. 개인적으로 1학년 말이 되는 시점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여타 용돈을 안 받고 아르바이트, 학원강의, 과외를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수입이 없어진 시점에서 주머니에 천원짜리 한 장만 남게 되었는데 깁밥천국에서 김밥 한 줄 먹으면서, 울컥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이종연| 과에 광주에 사는 동기를 비롯한 선배나 후배가 있으면 특별히 챙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강한빛| 주말에는 집이 서울인 친구들이 학교에 안 와 심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에 자취하는 친구들이 고향에라도 내려가는 날에는 주말 내내 방콕을 하죠.
김동규| 가장 문제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대학교 친구들은 집이 인근이라 친구들을 쉽게 만나는데 지역에서 올라와서 친구들을 만나려면 마음먹고 내려가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일 부러웠던 건 집 앞에서 만나자고 했을 때 부담 없이 나갈 수 있는 거였습니다. 주말에 친구를 만나면 토요일에 내려가서 밤샘하고 일요일에 올라오는 건데 강변역에서 성북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잠들었더니 2호선 내선순환하고 있었습니다.
박제작| 집 밥 먹고 싶을 때 서울 사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박성준| 뭔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또 나름대로 서울말에 적응하려고, 단답형으로 끊어보기도 하고 천천히 말해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서울말 따라 하려고 천천히 말하다가, 외국인 노동자 취급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예전에 침 맞으러 한의원에 갔을 때, '외국에서 살다가 왔냐', 빵집에 빵 사러 갔을 때 '중국인인 줄 알았다' 뭐 이런 경험은 사실 이제 제겐 익숙합니다.

저도 대학교 오면서 이사를 했는데요. 같은 대구 안인데도 이사하기 전 동네친구 한번 보기가 그렇기 어려운데 타향살이는 더더욱 그렇겠죠.

이 질문만은 모두가 다른 대답을 해주셨어요. 저에겐 이 중에서 혼자 소주 먹기가 가장 힘든 일 같네요

강한빛
| 밤새 술 먹고 해 뜨는 거 보면서 들어가기.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20대라면 정말 후회 없이 놀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군대 가기 전엔 해 뜨는 거 보면서 집에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이젠 체력이 뒷받침해주질 않네요.

김수정| 집에 있어도 자유 방목해주셔서 별로 제재를 안 받지만, 집을 떠나게 된다면 꼭 해봐야 하는 것은. 야식 먹기. 집에 있을 때는 야식을 전혀 먹지 않았어요. 가족들이 11시면 취침하거든요. 그래서 배가 고파도 늘 참고 다음날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자취하면 늘 오픈이고 특히 시험기간에 제 배를 달래줄 야식을 함께 먹어줄 룸메가 있으니 금상첨화네요.
김동규| 돈은 없는데 배가 고프다면 누군가에게 빌붙기라던가, 집에 있는 재료로 최대한 배부르게 먹는다든가 하는 생존기를 연마해야 합니다. 그다음으로 혼자 소주 먹기. 이걸 하는 순간 더이상 상 혼자 못할 게 없습니다.
박제작| 집에서 요리! 거의 안 하다시피 하지만 정말 가아아아끔 하는 요리는 자취생만의 묘미가 아닐까요?
박성준| 집을 떠나게 된다면, 그 시점부터 혼자힘으로 뭐든지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면 얼마나 사는 것이 힘든지 알고, 현재 자신이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 지도 느낄 것입니다.

이종연| 집을 떠나면 누구나 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사입니다. 저는 특히 학기가 지날 때마다 하숙, 기숙사, 친구 집 얹혀살기, 자취 등 여러 타지생활을 해보다 보니 이삿짐을 꾸리고 푸는 스킬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사를 통해 가구를 배치하고 내 집으로 꾸미는 점은 매우 재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시험기간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6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타향살이 특집! 재미있게 보셨나요?
이번 기사를 통해서 '공감 간다!', '나는 이랬다.'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댓글 달아주세요.
주제가 주제인 만큼 대학생이라면 할 이야기도 많다고 생각이 됩니다.^^
 더 많은 분을 인터뷰하지 못해서 아쉽네요. 다음번에는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드리도록할께요~
 마지막으로 모든 자취생, 타향살이분들 화이팅입니다.!!